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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shica Electro35 GSN] 흐릿한 기록으로 뚜렷해지는 기억.Chick Hobby/Film Series 2025. 8. 27. 15:02
크리스마스에 진심이고 캐롤을 정말 사랑하는 아내와
한 겨울에 트리를 보러다녔었다.
시몬스 테라스가 그 중 하나인데
무슨 자신감일까, 필름카메라를 덜렁 들고 갔는데 이 날 카메라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야시카 일렉트로35은 고철덩어리라 그런지 다행히 조금 눌리기만 했고
카메라는 멀쩡했다.
둘러보며 사진을 이리찍고 저리 찍었는데
야간 필름사진에 무지한 나는 엄청나게 흐린 사진들만 찍어냈다.운이 좋았던 건지, 감성 사진이라고 불릴 만한 것들이
몇 장 찍혀있다.
말이 좋아 감성 사진이지 제대로 못찍어서
노출도 엉망, 구도도 엉망 피사체는 제대로 보고 찍은건지 의문이 들 정도다.
흐릿하고 주체가 없는 사진들.
그래도 이런 사진이
이따금 내 기억을 강화(?) 시켜주기도 한다.시몬스 테라스에 간 날은 조금 추웠고, 카페에는 사람이 많아 그냥 지나쳤다.
입구에서 체험하는 기계로 나의 잠 유형(?)같은 설문도 했다.
트리를 실컷 구경했다.
타이머를 돌려두고 카메라를 바닥에 둔 채로 같이 사진도 찍었다.
굿즈샵에서는 사고싶은 것이 마땅치도 않고 맘에 드는 것들이 없어
구경을 하고 나왔다.
그래도, 기분이 좋았고 재밌었던 곳이다.종진이네와 세종 수목원도 놀러 갔었다.
겨울 맞이라고 전시가 잘 되어있는 줄 알고 갔는데 SNS에 또 속았었다.
엄청 화려할 줄 알았던 수목원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고
그 다음부터는 SNS를 절반, 아니 1/4만 믿기로 했다.아내의 생애 첫 해맞이.
아내는 나를 만나기 전까지 1월 1일, 새해 첫 해맞이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어렸을 적 온 가족이 차에서 눈을 붙이고
다음날 아침 1월 1일에 해를 보는 여행을 매년 했었다.
아빠가 많이 아프기 시작하고부터는 어려웠지만 그 전까지는
누구도 빠질 수 없는 연례 행사였다.매 년 다니면서
나는 '나이 먹으면 안와도 되겠지'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새 나 혼자서도 다니고, 결혼을 해서 아내를 데리고 왔더라.
나도 구름이가 세상에 나와 크면
내 가족을 데리고 매년 해맞이를 다닐 것 같다.
참 좋은 일이다.대전 탄방동에 있는 카페, 타프로드.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찾아서 방문 했던 곳이다.
처음 갔을때는 강아지가 없어서 아쉬웠다.
두번 째 방문했을때는 강아지가 정말 많이 반겨줘서
아내가 좋아했다.
흐린 사진을 보니 더 많은 기억이 떠오른다.'Chick Hobby > Film Ser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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