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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shica Electro35 GSN] 사람을 기록하고 기억을 담아내는 사진을 찍고 싶었다.Chick Hobby/Film Series 2025. 8. 20. 16:27
언젠가
아빠가 건강할 때 둘이서 여행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때
나와 건우, 아빠 셋이서 어릴때 도보 여행을 했던
변산반도로 아빠를 모시고 여행을 갔다.
최종 목적지는 채석강이었다.
여기 저기 다니며 사진을 찍고
저녁엔 조개구이를 술 안주로
아빠와 단 둘만의 시간을 보냈다.나도 참 못됬었던 게
어릴 때 아빠가 엄마하테 실수 했던 것들을
콕 찝으며 아빠가 무조건 잘못했다고, 잘못했다고.
그러면 안되었다고, 죽을때까지 잘 해야한다고.
그렇게 나무라기만 했는데
아빠는 눈물을 보이며 할 말을 삼키셨다.어떤 감정이었을까.
난 항상 '이 정도면 착한 자식이지' 하고 말하지만
되돌아보면 나 혼자만 잘하는 자식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여행갔을 때의 기억이
한 켠으로 정말 즐겁고 좋았지만
아빠의 가슴속에 어떤 대못을 박아 넣었을지
혹시나 잊지 못할 상처를 낸게 아닌지
돌아보면 후회가 되기도 한다.그래도 나는 아빠가 자랑스럽다.
언젠가 내가 어릴때
학교에서 나에게 롤 모델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나 혼자서만 '아빠요' 라고 했더란다.
학교에서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알린 말이라고.
그때나 지금이나 내 롤 모델은 아빠다.
아빠와 같은 아빠가 아닌
아빠를 본받은 더 좋은 아빠와 남편이 되는게
그게 내 꿈이다.
늘 고마웠고 앞으로도 고마울 일 밖에 없을
사랑하는 우리 아빠.
앞으로 이름 석 자 '박 찬구' 로서의
즐거운 인생을 이어가기를 바란다.나의 아주 무럭무럭 돼지 시절.
같은 몸무게이지만 이때는 살 덩어리였던 시절.
정말 사진 생활이 전부였던 때이다.
무채색이 아닌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반지 같은 액세서리들을 즐겨 착용하고
해보지 않은것만 잔뜩하던, 생각나면 가보고 싶은 곳을 다 가보던
나의 20대 후반.정말 예뻤던 날에 방문한
꽃과 나무로 가득 한 카페.
참 재미있었던 순간이다.
열댓명이 카메라를 바리바리 싸들고
음료와 디저트를 시켜 서로 사진찍기 바빴지.
민폐인 줄도 모르고 공간만 보이면 우루루 몰려가서
이리 저리 사진을 찍었다.
사장님들은 얼마나 불편했을까.
'혹시나 소문을 나쁘게 내면 어쩌나'
'SNS에 나쁜 글을 쓰면 어쩌나'그래서 그렇게 사장님들이
치기어린 젊은 우리들을 더 챙겨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젊음이 예뻐서 서비스를 더 챙겨주는 분들이었기를
바라는 내 마음이다.내 사진 생활에 정말 많이 등장하는
친구 홍묵이, 본명보다 많이 불리는 무콩.
조용한 개그캐 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 앞에선 한 마디도 힘든데
자주 만나고 친해지면 굉장히 수다스러워지는 경향이 있다.
보고있나 무콩?아주 힙했던 카페 광순.
음악하시는 분들이 공연하는 공간도 있었고
이 때 내 인물사진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였던 듯.
디카로 찍은 사진 보면 앨범 재킷으로 써도 될 것 같다.
자뻑이 아니라 진심으로.
이 날은 유료 주차장에 아무생각 없이 댔는데
시간당 만원에 육박하는 주차비를 냈던 기억이 있다.
무슨 생각이었던건지..ㅋㅋ
어쨌든 사진 생활을 하면서
정말 소중한 친구가 생겼고
내 앞으로의 인생 중 진심으로 사귈 수 있는
마지막 친구가 생긴게 아닐까 싶다.
나는 그렇게 사람을 기록했고
기억을 담아내는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Chick Hobby > Film Ser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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